전자레인지 배숙 만들기
배는 수분함량 85% 이상으로 당알콜의 하나인 소르비톨(Sorbitol)이 들어있어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되고, 아스파라긴산은 간장활동을 촉진하여 해장에 좋고, 루테올린(Luteolin)은 기관지염이나 가래 또는 기침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풍부한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과식했을 때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습니다(한국특허 KR20170036841A).
배숙(-熟)은 원래 궁중요리 중 하나였는데 요리된 배라는 의미의 이숙(梨熟), 또는 배수정과 등으로도 불립니다. 원래는 문배(돌배)를 익혀 만들었는데 문배는 작고 딱딱해서 그냥 먹기에는 힘들었어요. 익혀서 음료로 만들면 먹기도 편하고 상큼한 산미와 독특한 향이 있어 맛도 좋았지요. 배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으나 크기도 커지고 과즙도 많고 단맛도 풍부해진 지금의 배는 토종문배와는 맛도 영양도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 배는 맛이나 영양소 측면에서나 그대로 생식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그렇지만 감기에 걸려 기침이 나거나 기관지가 좋지 않은 상태라면 익혀서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바로 루테올린 때문인데요, 배는 익히면 수용성 비타민과 효소는 대부분 파괴되지만 폴리페놀의 일종의 루테올린은 가수분해되어 좀 더 흡수되기 쉬운 상태(aglycone)가 될 수 있어요. 또한 대부분은 껍질에 존재하기 때문에 껍질째 고아내면 좀 더 섭취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배의 루테올린은 대부분 껍질에 존재한다 (농촌진흥청, 플라보노이드 Data Base, 2016) |
배숙은 배꿀찜, 배수정과라고도 부릅니다. 약이라기보다는 음료에 가깝기 때문에 배를 기본으로 해서 수삼, 대추, 생강, 도라지, 계피, 통후추 등 좋아하는 재료를 골라 넣어 즐길 수 있습니다. 아플 때 약처럼 마신다면 대추와 생강을 넣으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수삼과 대추를 준비해봤습니다. 수삼이 요즘 저렴하더라고요.
수삼과 대추 |
수삼은 잘 씻어 얇게 편을 썹니다.
수삼은 편썰기 |
대추는 씨를 제거한 후 채썹니다. 대추는 경산 대추가 색도 붉고 당도가 높아 맛도 좋아요. 대추는 크기에 따라 등급이 나눠지는데 맛 차이는 없습니다. 특초가 너무 잘지 않으면서 다용도로 사용하기 좋은 것 같네요.
뚜껑으로 쓸 부분을 잘라냅니다. |
속살을 파내어 배그릇을 만들어요. |
파낸 배 과육에 아까 손질해놓은 대추와 수삼, 알룰로스 1큰술을 넣습니다. 꿀이나 설탕으로 대체해도 됩니다.
과육에 대추, 수삼, 알룰로스를 넣어요. |
잘 버무린 후, 배그릇에 담습니다.
잘 버무린 후 배그릇에 담아요. |
배 뚜껑을 덮은 후, 전자레인지 용기에 옮겨 담습니다. 랩을 씌우거나 그릇을 덮어 전자레인지에 3분씩 나눠 3번 돌립니다. 이때, 전자레인지 사양과 원하는 식감에 따라 시간과 횟수를 조절하세요.
뚜껑을 덮고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려 익혀요. |
10분이면 간단하게 완성되는 전자레인지 배숙.
전자레인지 배숙 완성 |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국물이 흘러나와요. 즙만 따로 따라내어 마셔도 되고 과육과 함께 수저로 퍼서 먹어도 됩니다. 혹은 이 상태로 통째로 블랜더에 갈아 스무디처럼 걸죽하게 즐겨도 좋습니다. 감기기운이 있다 싶을 때 간단하게 한번 만들어 보세요. 😊
전자레인지 배숙 |
#아플 때 먹는 요리 |
전자레인지 만드는 과정을 아래 링크에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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