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볼만한 곳 빛바랜 추억과 그리움이 머무는 능내역 폐역

빛바랜 추억과 그리움이 머무는 간이역

비소식이 있어 날이 많이 흐렸던 날 북한강을 따라 남양주로 향했습니다. 이번 목적지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능내역입니다. 

북한강

능내역은 1956년에 무배치간이역(역무원이 배치되지 않은 역)으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남한강 일대의 모래사장과 인접하여 늘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던 곳이었는데요, 모래사장은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사라지고 이후로 승객이 줄어들면서 2008년에는 중앙선 복선화로 폐역이 되었지요. 

능내역 폐역

능대역 전경이 예뻐서 스케치도 해봤어요. 

기차가 멈춘 후 능내역의 폐선된 중앙선 철도는 2012년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되었고, 능내 1리 주민들이 역사 안에 작은 추억 박물관을 만들어 능내역은 다시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폐역이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은 능내역

능내역은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팔당역과 양수역 사이, 남양주 8경 중 북한강 자전거길이 지나는 길 위에 있습니다. 

남양주 관광안내도

한옥 기와를 얹고 있는 능내역은 옛날 영화 세트장같은 느낌이 있어서 레트로 감성으로 사진 찍기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영화, 뮤직비디오, 광고, TV 프로그램 등의 배경으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으로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능내역.

역사 내부는 '능내역 전시관'이라는 이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양철 난로 환기통이 매달려있는 모습을 보니 타입슬립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능내역 내부 전경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합실 내에 사진을 찍어주는 '고향 사진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나무 창틀에 걸려있는 사진들은 그때 실제로 찍힌 사진들이라고 하네요. 52년 동안의 추억들이 빛이 바랜 채 역사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능내역의 역사.

무려 나무로 만들어진 우체통이 있더라고요.

능내역 나무 우체통

남양주에는 정약용 선생의 생가가 있습니다. 능내역과 가까워요. 그래서 능내역은 한 때 정약용 생가를 찾는 관광객들로 붐볐다고 합니다. 정약용 선생은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 있지요. 

천주교 신자였던 정약용 선생

역사 주변은 고즈넉한 분위기에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곳곳에 포토존이 있고요. 

역사 옆 계단을 올라가면 테이블 몇 개와 의자가 있는 작은 휴게공간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능내역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주위에 있는 매점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다가 여기서 먹으면서 쉬다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역사 위에서 바라본 능내역 전경

주차는 능내역으로 가는 길목에 하나 있고, 능내역 근처에도 있긴 해서 주차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디에 주차하든 능내역까지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더라고요(걸어서 1-2분 거리). 철로 옆은 자전거길입니다. 

사람 힘으로 철로 위를 움직이는 레일바이크도 있네요.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꼬마들

자전거길 종주 능내역 인증센터. 

능내역 자전거길 인증센서

그런데 능내역은 폐역이라서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에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도 재미로~

4 Livers neungnae station. 

주변에 자전거 대여소가 많아요. 1인용 한 시간에 4천 원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니 자전거로 북한강변을 한바퀴 도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능내역 주변 자전거 대여소

능내리 연꽃마을 주민들이 무궁화호 객차를 개조하여 만든 '열차 카페'도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에는 문을 닫은 상태였는데요, 원래 그렇게 열심히 영업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폐업한 것은 아니니 운이 좋으면 안에서 커피 한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궁화호를 개조해 만든 열차카페

능내역 역사 뒤편에는 카페와 레스토랑도 있고 사진 찍기도 좋아서 서울 근교 데이트 코스로 추천합니다. 가을에 단풍 시즌에 가면 왠지 더 분위기 있을 것 같은 곳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