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 후무스 만들기
후무스(hummus)는 중동 지역에서 엄청나게 인기 있는 소스인데 디핑 또는 스프레드로 많이 먹습니다. 병아리콩에다가 타히니(Tahini, 참깨 페이스트), 올리브 오일, 레몬주스, 마늘을 한 데 넣고 갈면 후무스가 되지요. 저는 요즘 주식이 찰보리와 병아리콩이라 냉장고에 병아리콩이 항상 가득 있긴 하지만 얼마 전 두부 전문점에서 얻어온 비지가 처치곤란인 상태라 이번에는 비지로 후무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꺼무위키에 따르면 비지는 콩물을 짜고 난 찌꺼기로 콩의 단백질과 지방이 빠져나가 대부분 섬유질과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영양가가 없다고 되어 있지만 사실 비지는 대두에 못지않은 상당량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유비지의 단백질은 다른 식품에서 부족되기 쉬운 황함유 아미노산(Sulfur-containing amino acid, SCAA)과 콩의 주요 아미노산이자 필수 아미노산(인체가 합성할 수 없어 식품으로 섭취해야하는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의 함량이 비교적 많아 Protein efficeincy ratio(PER, 단백질 품질의 평가 지표)가 콩, 두부, 두유보다 높으므로 양질의 단백질로 평가됩니다(Kor J Food 2001). 그리고 요즘 나오는 비지 제품들은 두부전문점에서 얻어온 비지처럼 진짜 콩 찌꺼기가 아니라 삶은 콩에 물을 넣고 적당한 농도로 갈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영양학적으로나 맛으로나 콩이나 두부에 전혀 뒤지지 않는 영양식이죠.
먼저 냄비나 후라이팬에 비지와 물을 넣어 잘 풀어준 후 볶아줍니다. 살균과 함께 수분감도 주고 간도 하는 역할을 합니다. 시판 비지 제품이라면 볶는 과정은 생략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비지는 콩물을 짜고 난 찌꺼기로 수분감이 없는 상태라 물을 많이 먹는데 어느 순간 확 묽어지니까 물을 처음부터 많이 넣는 것보다는 상태를 봐가면서 조금씩 추가하며 볶는 것이 좋습니다. 스프레드 소스로 먹기에는 묽은 것보다 좀 된 것이 좋아요. 소금과 깨가루 넣고 기본 간을 합니다. 깨가루는 취향 따라 가감하면 되어요.
볶아진 비지는 밀폐용기에 넣어 바로 먹을 것은 냉장보관하고 나머지는 냉동보관합니다. 이 비지볶음이 베이스가 됩니다. 이건 그냥 밑반찬으로 먹어도 됩니다. 밑반찬용으로는 고춧가루를 약간 넣어 매콤하게 볶아도 맛있답니다.
비지볶음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보관 또는 냉동보관합니다. |
비지볶음은 그대로 샌드위치 만들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토스트한 식빵에 땅콩버터를 바르고 비지볶음을 올린 후 딸기잼 바른 식빵을 덮으면 끝!
크림치즈보다는 땅콩버터와 딸기잼 조합이 비지볶음과 잘 어울립니다. 저는 냉장고에 지난번에 만든 적양배추 피클과 슬라이스치즈가 있어서 좀 얹었는데요, 부재료 없이 땅콩버터, 딸기잼, 비지볶음만 듬뿍 넣은 기본 샌드위치가 더 맛있었습니다. 담백하고 부드럽고 반쪽만 먹어도 엄청 든든하고요.
토스트한 식빵에 땅콩버터를 바른 후 비지볶음을 올립니다. |
양배추 피클과 슬라이스 치즈, 딸기잼을 추가합니다. |
비지 샌드위치 |
비지 후무스 만들기
비지볶음에 땅콩버터를 1 : 1 비율로 넣고 잘 섞어줍니다. 약 500g 기준으로 식초 3스푼 정도 넣으면 간단하게 완성! 저는 2배 식초를 사용했는데 일반 식초를 쓸 경우 6스푼 넣으시면 되나 좀 많이 묽어질 수 있으니 농도를 감안해서 넣으세요. 신맛이 싫으면 식초는 빼도 되고 땅콩버터 비율도 입맛에 맞게 가감하면 됩니다. 큐민가루가 있으면 약간 추가해도 맛있을 것 같아요.
비지볶음에 땅콩버터와 식초를 추가하면 비지후무스가 됩니다. |
만들어진 비지 후무스는 잼처럼 호밀빵에 발라먹어도 맛있고 디핑소스로 좋아하는 채소를 찍어먹어도 됩니다.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려 먹어도 좋아요. 비지와 땅콩버터는 둘 다 고단백 식품이고 포만감이 오래가서 다이어트할 때에도 좋은 음식입니다.
이건 비지 후무스로 만든 샌드위치인데 비지후무스는 식초 신맛이 있어서 다른 부재료 없이 비지후무스 하나만 들어가는 것이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남는 비지 있으면 한번 만들어 보세요. ^^
후무스 샌드위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