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단식 6개월차 후기
미니멀 라이프를 재정비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 중에 하나가 화장품 단식과 물로만 씻기였는데 이번 달로 어느덧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화장품 단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올리브오일과 바셀린으로 얼굴과 몸을 스킨케어를 했었다. 올리브 오일은 얼굴에는 트러블이 나서 잘 바르진 않고, 바셀린을 각질이 일어난 부분에 소량 발랐다. 그러다가 바셀린으로 여드름 폭탄을 맞고 나서는 세타필 크림을 소량씩 바르는 것으로 타협하게 되었다. (올리브 오일을 바르면 피부 트러블이 나는 이유와 추천하는 올인원 보습제는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끔 세타필 크림도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다니기도 하는데, 보기 흉할 정도로 각질이 일어나거나 건조해서 찢어지는 느낌이 있거나 하지는 않다. 물론 가끔은 각질이 일어나 있기도 하고 건조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럴 때에는 세타필 크림을 바르거나 바셀린이나 세타필 크림을 1:2 비율로 섞어 바르기도 한다. 스킨케어는 루틴을 딱 정해버리는 것보단 그때그때 상태에 따라 적절히 케어를 해주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화장품 단식을 한다고 피부가 엄청나게 좋아지거나 하는 것은 없지만, 지금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보송보송 가벼운 얼굴이 마음에 든다.
화장은 보통은 색조화장만 가볍게 한다. 요즘은 아이라이너는 잘 그리지 않고 눈썹만 그린 후 립글로스만 가볍게 들고 다닌다. 화장 수정할 필요도 없고 땀나면 막 닦아도 되고 너무 자유롭고 편하다. 생각하는 데로 보인다고 요즘은 진하게 화장한 사람을 보면 너무 답답하고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물론 자기 얼굴에 맞게 잘 화장한 분은 예쁘더라고요. ^^)
물로만 씻기
물로만 씻기는 100% 하는 것은 아니다. 내겐 난이도 최상은 얼굴이었는데, 요즘은 도브 비누로 매일 세안한다. 머리를 3일에 한 번씩만 비누로 감고 물로만 감다 보니 두피 기름이 이마로 내려오는지 트러블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쩌다 여드름 한두 개 나는 피부인데 그런 트러블은 처음 겪어봐서 처음엔 호르몬 변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비누로 세안하니까 금세 트러블이 가라앉는 걸 보고 회의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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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 비누 |
머리는 원래 안 감으면 떡지는 머리는 아니라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마 트러블이 머리를 물로만 감아서 그런가 해서 머리도 열심히 비누로 감고 있다. 전후 사진이 없긴 하지만 최근에 미용실에 갔더니 수년 만에 머리숱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봐도 가르마가 좁아졌어. 어릴 땐 머리숱 많은 게 싫어서 맨날 숱을 엄청 쳤었는데, 나이가 드니 머리숱이 많아진 것이 너무 좋다.
머리를 도브 뷰티 바로 감다보면 가끔 두피가 가려울 때가 있다. 중성 비누는 정도가 약한 편이지만 비누 잔존물이 두피에 쌓이기 때문일 수 있다. 한 가지 팁을 알려주자면 올리브 오일로 두피 마사지(두피 스케일링 효과)를 하거나 구연산 수로 두피 마사지(비누 성분은 낮은 pH에서 고체형태를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잔존물을 녹이는 효과가 있다. 구연산수에는 기름기도 약간 녹아서 노푸 할 때도 도움이 된다)를 한 후 헹구면 두피 가려움이 사라진다. 스페셜 관리를 해주고 싶은 날엔 둘 다 하기도 한다. 올리브 오일은 그냥 머리에 바르면 비누 칠을 여러 번 해야 기름기가 제거되는데, 비누 칠도 여러 번 하다 보면 두피가 자극받는 느낌이 들어서 나의 경우엔 올리브 오일로 만든 클렌징 오일로 마사지한다. 그러면 쉽게 유화되어서 사용하기가 좋다. 도브 뷰티바는 샴푸에 비해 세정력이 약하기 때문에 두피를 마사지하듯 꼼꼼히 문질러 씻는 것도 가려움을 줄이는 방법이다.
👉🏻천연 클렌징 오일 만들기 (유화제 종류, 층분리 없이 만드는 법)
몸은 원래 건성에 가까운 피부라 물로만 씻어도 불편함이 없다. 처음에는 진짜 100% 물로만 씻었는데 각질층이 두꺼워지면서 인그로운 헤어(Ingrown hair)로 인한 피부요철이 심해지는 것 같다. 피부가 완전히 회복되면 각질도 별로 안 일어난다고 하던데 여전히 각질과 함께이고. 옛날처럼 큰 각질이 보기 싫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매일 같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보기에 썩 좋지는 않고 피부결도 보드랍지는 않아서 가끔씩 소창 수건에 거품을 내서 부드럽게 문질러 주는 것으로 정착했다(샤워타올 갖다 버리고 없어서). 따로 며칠에 한번 기한을 정해놓고 각질 제거를 하지는 않고 그때그때 피부 상태를 보고 케어하고 있는데 대략 1주일에 한 번 정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발뒤꿈치는,
※ 주의; 멘탈이 약하신 분은 뒤로 가기를 클릭하시오.
발뒤꿈치는 평생 갈라지고 건조해서 겨울에 심할 때는 피도 터지고 늘 만신창이였다. 그래서 갈라진 각질을 줄로 갈아 관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각질을 갈고 나서 2-3일 지나면 엄청 거칠고 큰 각질이 더욱 심하게 올라오곤 했다. 물로만 씻기 하는 분 후기를 보면서 내 발뒤꿈치도 그렇게 회복될 수 있을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래 사진은 3개월쯤 지났을 때 (처음 3개월간은 정말 비누칠을 거의 안 하고 물로만 씻었음)의 발 상태이다. 엄청 심하게 갈라져 있는 것 같은데 이 정도가 조금 회복된 상태다. 이게 물로만 씻기 하기 전에는 각질이 훨씬 두껍고 갈라진 깊이도 깊었다. 만져보면 촉감도 사포인 것처럼 엄청 거칠었고. 3개월 만에 발뒤꿈치가 매끈해지지 않아서 무척 실망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래도 만져보면 거칠거칠한 건 많이 나아져서 스타킹에 고가 나가는 일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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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만 씻기 3개월차 |
그리고 6개월 차 발뒤꿈치 상태. 비교를 위해 같은 발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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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만 씻기 6개월차 |
그냥 볼 땐 잘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큰 차이가 있다. 발 피부가 뭔가 촉촉해 보인다. 아직 갈라짐이 있긴 하지만 각질 두께가 많이 얇아졌다. 손상이 심했었기 때문에 완전히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 정도 개선된 것만으로도 무척 만족스럽다. 만져보면 이젠 거친 느낌은 거의 없고, 팔꿈치 굳은살 느낌 정도로 부드럽다. 6개월이 지나고 나니 앞으로 1년 후엔 정말 아기 발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도 생기고 더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