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스틸이란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은 강철의 한 종류로 스테인리스강, 스텐이라고 줄여서도 부른다. 녹(stain)이 없다(less)는 의미의 이름처럼 녹이 잘 슬지 않게 철, 크롬, 니켈을 섞어 만든 합금강이다. 크롬은 철보다 산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크롬을 섞은 합금은 크롬(Cr)이 먼저 공기 중의 산소(O₂)와 만나 '부동태 피막(Passive film)'이라는 엷은 막(=산화크롬 Cr₂O₃)을 만들게 되며, 이것이 철이 녹스는(=산화철) 것을 막는다. 부동태 피막은 치밀하고 단단하여 잘 벗겨지지 않지만 어쩌다 흠집이나 충격으로 벗겨져도 합금 속에 들어있는 크롬이 철보다 우선적으로 산화되어 금방 재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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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포스코 |
그래서 잘만 관리하면 녹없이 매우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스텐 제품은 대대로 물려 쓰기도 한다. 보통 크롬 함량은 12% 이상이며 크롬과 니켈 함량이 많을 수록 내식성(耐蝕性)과 내마모성이 강해 지므로 크롬 18% (18-8 스테인리스)를 일반적으로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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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화크롬 원석; 스테인레스 강이 반짝이는것은 산화크롬이 반짝이기 때문이다. |
스테인리스는 정말 녹슬지 않을까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녹이 슬 일이 거의 없지만 녹에 내성이 있다(천천히 조금씩 녹슮)는 것이지 녹이 절대 안스는 것은 아니다. 304 스테인리스강(크롬 18%이상)으로 외장을 한 후 50여년이 지나면서 녹슬기 시작한 미국의 게이트웨이 아치만 봐도 그렇다.
스텐이라도 녹슬지 않고 오래 사용하려면 부동태 피막이 손상되지 않도록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표면에 긁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표백성분이나 연마제가 함유된 세제나 철수세미, 연마 기구 등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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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 아치(Gateway Arch) |
시중에는 합금이 아니라 크롬을 도금하여 쉽게 벗겨지는(녹을 먹게될 수도) 저가의 중국산 제품을 스텐이라고 광고하는 경우도 있고, 기술력 부족으로 크롬 함량이 낮은 제품도 많아(크롬 함량이 높을수록 강도가 강해져서 가공하는데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고 가격도 비싸진다.) 녹스는 정도가 제품마다 천차만별이니 잘 확인하고 산다.
스테인리스 연마제 제거 방법
그리고 스테인리스는 제조공정 상 표면 마무리를 위한 압연공정 중 사용되는 압연용 오일과 탄화 규소 등의 연마제 성분이 함유된 스텐 찌꺼기인 스크랩Scrap이 제품 표면에 남게 되는데, 일반적인 설거지로 잘 제거되지 않는다. 이 연마제 성분은 발암성 추정물질이므로 사용전 제거하여 쓰는 것이 좋다.
스테인리스 연마제 제거방법은 종이타올에 식용유를 묻혀 제품 표면을 닦아낸 후 식초나 구연산 등을 첨가하여 10분 정도 끓인 후 주방세제로 세척하여 마무리하면 된다.
그리고 스테인리스 팬은 사용할 때 식용유를 3~4회 정도 나눠 엷게 바르면서 약불에서 충분히 예열하여 기름코팅을 해줘야 조리과정 중 눌어붙지 않고 금속 성분의 용출량도 줄일 수 있다.
미네랄 얼룩과 무지개 얼룩
미네랄 얼룩(Mineral deposit)이란 보통 흰색의 얼룩덜룩한 얼룩(white deposit)을 말하는데, 물속의 칼슘 등의 미네랄 성분(아리수에는 생수와 비슷한 수준의 미네랄이 들어있다)이나 양념 속의 소금 등의 미네랄 성분이 침전되어 들러붙은 것이라 먹어도 무방하다.
크롬은 그 산화물이 여러 빛깔을 내기 때문에 빛깔을 뜻하는 그리스어 Chroma를 따서 명명되었는데, 과다한 세제사용, 기름기, 고온으로 가열하거나 너무 급격히 데웠을 때 산화크롬 피막층이 두꺼워지면 무지개 빛깔의 얼룩(rainbow stain)이 발생할 수 있다.
부동태 피막층은 두꺼워질 수록 반사되는 빛의 파장이 변하기 때문에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을 볼 수 있는데 보통 황색에서 청색까지의 범위에서 변한다. 크롬은 -2가부터 +6가에 걸쳐 산화환원상태로 존재하는 금속 원소로 크롬 산화물은 3가 상태(Cr Ⅲ)가 안정하므로 자연 상태에서 주로 이 상태로 존재한다. 3가 크롬은 포유동물에서 당대사에 관여하는 등 몸에 필요한 원소로 흡수율 10%로 장 흡수가 어렵고 대부분 소변으로 배설된다. IARC(국제 암연구소)에서는 3가 크롬을 Group 3(인체 발암성 미분류 물질)로 분류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스텐의 피막층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3가 크롬이다. 따라서 미네랄 얼룩과 무지개 얼룩 모두 단순히 보기에 안좋을 뿐 스텐의 성능이나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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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의 무지개 얼룩 |
미네랄 얼룩 제거하는 방법
흰색 얼룩은 물과 기름에 녹지 않아 주방세제로는 제거되기 힘들지만, 알칼리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산성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식초 : 물 = 1 : 1의 비율로 섞어 끓이거나 레몬을 활용해도 좋고 구연산도 효과가 좋다. 구연산은 1-2 티스푼 정도 팬에 넣고 물을 반 정도 채운 후 끓이거나, 물에 적신 수세미에 구연산을 콕 찍어서 얼룩이 있는 부분을 문지르면 큰 힘 들이지 않고도 흰색 미네랄 얼룩을 제거할 수 있다. 이는 전기포트의 바닥처럼 스테인리스가 사용된 제품이라면 어떤 것이든 똑같이 효과가 있다. 무지개 얼룩의 경우에도 구연산으로 한번 닦아주니 싹 제거되었다.
스테인리스에 산을 사용할 때에는 산화크롬은 낮은 pH에 불안정하여 팬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오래 방치한다거나 너무 고농도로(강산) 쓰지 않도록 주의한다.
예열도 충분히 했는데 작은 검은색 자국이 생겨 설거지로 안 없어진다. 베이킹소다로 페이스트를 만들어 문질렀는데도 그대로 있다. pitting이라고 하는 이 갈색자국은 탄 자국일 수도 있고, 소금(NaCl)의 염화물에 의해 크롬이 손상되어 표면이 침식된 것일 수도 있다. 소금을 넣기 전에 물을 먼저 끓이거나 짠 음식을 스텐에 오래 방치하지 않도록 하고 탄 자국이라면 베이킹소다로 간단하게 제거가 가능하다. 갈변된 경우도 무지개 얼룩과 마찬가지로 고열로 가열할 때 쉽게 생길 수 있는 열 변색인데, 이것도 베이킹소다로 문지르면 쉽게 지워진다. 연마 효과에 의해 제거되는 원리이므로 베이킹소다가 없다면 과탄산소다도 똑같이 효과가 있다.
만약 여러가지가 함께 생겼다면?
이런 경우엔 구연산 + 베이킹 소다의 스텝으로 제거하면 된다. 단, 이 경우엔 두 가지를 섞어서 쓰지 않는다. 구연산과 베이킹소다를 혼합하면 발생하는 탄산가스로 거품이 일기 때문에 왠지 더 깨끗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산과 알칼리는 섞이면 중화되면서 물과 같아지며 세정력을 잃으니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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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후에도 미네랄 얼룩과 작은 갈색 자국이 지워지지 않은 후라이팬 |
구연산을 넣고 15분 정도 끓인 후 깨끗이 씻어내면 흰색 미네랄 얼룩은 사라진다.
검은색 반점, 탄 자국, 바닥 갈변에는 베이킹 소다를 넣고 끓이거나 뜨거운 물에 베이킹소다를 녹여 담궈놓아 좀 불려준 후에 문지르면 쉽게 지워진다. 심하게 눌어붙은 것은 알루미늄 호일로 문질러도 된다. 알루미늄 포일은 스테인리스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찌든 얼룩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철수세미는 경도가 높아 스크래치를 남기며 스테인리스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켜 녹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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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소다를 뜨거운 물에 녹인 후 팬을 담궈 불려준 후 문질러 제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