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빠지는 사람 다 모여
어릴 때는 머리숱이 너무 많아서 미용실에 가면 항상 머리숱을 많이 쳐 달라고 주문하곤 했습니다. 20대의 나녀석 궁디 좀 맞아야겠네요.. 나이가 드니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소중해졌습니다. 확실히 머리 숱이 많으면 확 어려보이더라구요.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욕실을 간소하게 바꾸고 싶어 도브 뷰티바로 감기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되었는데요, 심플한 욕실이 탐난 것도 있지만 사실은 탈모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혹한 것도 있었습니다.
무 실리콘에 노 설페이트에.. 성분좋은 샴푸도 머리빠짐은 어쩔 수 없었는데, 도브 비누로 머리를 감기 시작하면서 빠지는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어요. 머리 감을 때 하수구에 걸리는 머리카락이나, 자고 일어났을 때 베개섶에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이 평균 0~3개 정도 떨어지는 정도이니 비누로 머리감는 것이 탈모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하지만 도브 뷰티바는 발모 효과는 없습니다. 그냥 머리가 더 빠지지 않도록 탈모 방지만 해줍니다. 영양 성분이 없으니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도브 뷰티바 하나만 쓰면 빗을 때 머리뜯김이 있어서 천연 오일을 린스 대용으로 바르고 헹궈주거나 리브인 컨디셔너처럼 바른 후 헹궈내지 않고 바로 스타일링하는데요, 린스를 쓴 것처럼 부드러워서 비누로 머리를 감아도 불편함이 없더라구요.
가지수를 좀 줄여볼까 해서 얼굴과 헤어에 함께 바를 수 있는 오일을 찾다가 Nowfoods 사의 아르간 오일을 다시 쓰게 되었는데요, 나우푸드 제품은 물처럼 주르륵 흐르는 질감이고 금방 스며들어 번들거리지 않습니다. 얼굴에 발라도 앞머리 떡짐이 1도 없어요. 아르간 오일 100%지만 기름 냄새없이 거의 무향에 가깝고요.
저는 오일이 안맞는 피부라고 생각했는데 아르간 오일은 얼굴에 발라도 여드름이 안나더라구요. 그리고 피부톤도 하애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대신 머리에 바르기엔 조금 건조해서 아르간 오일로 얼굴과 머리 모두 올인원하는 건 힘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이왕 샀으니 써야죠. 그렇게 3개월 쯤 지났을까요?
어느 날 드라이를 하는데 갑자기 잔머리가 신경쓰이더라구요. 그래서 문득 거울을 봤더니 M자 파인 부분과 앞이마 쪽으로 베이비 헤어가 엄청 올라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라서 머리 속도 까서 봤더니 머리 속에도 아기 머리들이 수북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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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 베이비 헤어들 |
"뭐지? 나 왜 갑자기 회춘하고 있지?"
이유없이 회춘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고요..ㅎㅎ 가만히 보니 잔머리가 자란 길이가 아르간 오일을 쓰기 시작한 기간과 정확하게 일치하더군요. 도브 뷰티바 + 올리브 오일의 조합을 2년동안 사용했는데도 이런 베이비 헤어를 본 적은 없었고 최근에 아르간 오일 외엔 새로 바꾼 것이 없으니 이건 분명히 아르간 오일의 효과였습니다. 머리가 새로 나는 게 이렇게 기쁜 걸 보니 나이를 먹긴 했나 봐요. ㅠㅠ
아르간 오일 헤어 사용법
저는 샴푸와 트리트먼트에 아르간 오일을 섞어서 사용하고, 드라이 전 후로는 올리브오일과 섞어 머리카락에 바른 후 손에 남은 오일로는 두피를 마사지했습니다. 피마자 오일도 효과가 없었는데 기대도 안했던 아르간 오일로 머리가 마구 마구 자라다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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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와 트리트먼트에 한번 스포이드 한 분량을 섞어 사용합니다. |
아르간 오일의 효능
아르간 오일(Argania spinosa (L.) Skeels)의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 (최대 80%)와 포화 지방산(최대 20%)로 구성되어 있는데, 불포화 지방산은 단일 불포화 지방산인 Oleic acid가 43-49%, 폴리 불포화 지방산인 Linoleic acid가 29.3-35%, 포화 지방산은 팔미트산: 11.5~15%, 스테아르산 4.3~7.2%로 이루어져 있어요(Norme SNIMA. 2003).
특히, 아르간 오일에 풍부한 리놀레익산은 피부 속에 흡수되어 표피 각질 세포 분화를 활성화시키고, 이는 표피의 지질 합성을 유도함으로서(J Clin Dermatol, 2008), 피부 수분보유량을 개선시키고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피도 피부니 분명 좋은 영향을 주는 거겠죠?
부성분으로 폴리페놀, 토코페롤, 스테롤 (Sterols), 스쿠알렌 및 트리터펜 알콜(triterpene alcohols)을 함유하고 있는데, 아르간 오일이 생리활성을 나타내는 것은 이런 마이너한 유기성분들의 영향도 있답니다(J Pharmacy and Pharmacology 2010).
헤어 큐티클은 샴푸하는 과정 중에도 물에 적셔시면 부풀고 건조하면 다시 쪼그라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손상되는데요, 아르간 오일은 모발 속으로도 침투하여 샴푸하는 과정 중에 헤어 큐티클이 물에 부푸는 것을 막아 손상을 방지해줍니다(Journal of Cosmetics, 2013). 그래서 아르간 오일은 두피와 모발 손상에 모두 좋은 오일이예요.
아르간 오일은 발모 효과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가 많지 않지만 리놀레익산이 피부 장벽을 보수하고, 폴리페놀 화합물(사포닌 계열)과 토코페롤의 강력한 항산화 활성, 풍부한 비타민 등 좋은 성분들이 두피 상태를 전반적으로 개선함으로서 hair growth를 촉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전 효과를 봤으니까 믿습니다,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