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보 등산 관악산 4시간 등산코스
관악산은 힘든 코스도 있지만 계단으로 된 쉬운 코스도 있어요. 등산 초보부터 산꾼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산입니다. 저는 설렁설렁 산책이나 하고 올 심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의 코스는 서울대 제1공학관 F301호 → 자운암 능선 → 관악산 연주대(정상) →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316호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입니다. 네, 설렁설렁 산책 코스는 아닙니다. 초행길이라 어리바리해서 하드코어 하게 암벽코스로 다녀왔네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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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으로 되어 있어 그냥 맨몸으로 운동화 신고 가볍게 갈 수 있는 관악산 쉬운 등산코스는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316호 → 관악산연주대(정상) →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316호로 원점회귀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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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316호 |
연주대가 정상인데 조금이라도 코스를 짧게 단축시키고자 서울대학교 공대에서 출발했어요. 주차는 301호 근처에 방문객 주차장이 따로 있어서 거기 하면 되는데 그냥 어디하든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주차요금은 비싼 편은 아니지만 등산을 보통 몇시간씩 하니까 쌓이면 많이 나옵니다. 최초 30분까지 1500원, 10분 초과할 때마다 500원이에요. 저는 연주대까지 왕복 4시간 정도 걸렸는데 주차요금이 15,000원 정도 나왔습니다. 버스가 학교 안까지 들어가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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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제1공학관 F301호 |
301호 건물 옆 쪽으로 돌아가면 아래 사진과 같은 샛길이 있나오는데 자운암능선 등산로 입구입니다.
![]() 301호 건물 옆 쪽에 있는 자운암능선 등산로 입구 |
이 쪽으로는 가는 사람도 없고 길이 맞나 싶은데 길 맞고요, 쭉쭉 직진.
자운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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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암 위치는 국기지점번호 다사 5168 3905입니다. |
계단을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자운암입니다. 자운암은 원래 무학대사가 조선 태조 5년에 창건한 작은 암자인데, 제가 갔을 때에는 허물어버리고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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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만 남은 자운암 |
허탈함을 안고 아까 갈림길로 돌아가 왼쪽 방향으로 다시 올라갑니다. 뭐, 처음부터 경사가 심해서 길이 맞나 계속 의심이 드는데 길 맞고요, 로프도 타면서 계속 올라가요.
계단이 나올거라 믿고 싶었지만 불길한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죠. 사족보행 시작!
어지럽네요. @@ 김밥으로 급 당충전 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깔창으로 길 안내를 해놓으시면 집에는 어떻게 가셨나요?
제3왕관바위의 위치표지판(국가지점번호 다사 5209 3888)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계곡 쪽으로 탈출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근데 계곡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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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왕관바위 위치표지판 |
생각이 복잡해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믿을 건 내 두 발밖에 없으니 계속 앞으로 가는 수밖에요. 그런데 오랜만에 로프 타니까 재미는 또 있더라고요. 😆
자운암 국기대입니다. 암벽 꼭대기에 태극기가 꽂혀있는 곳이 국기대인데, 여긴 올라가서 사진 찍는 데는 아닙니다. 근데 태극기가 꽂여있으니까 사람들이 사진 찍으려고 어떻게 서든 올라가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위험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덜거려서 저는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걸로~
관악산 629m 정상.
서울은 산 정상에도 사람이 많군요. ㅎㅎ 정말 서울 사람들이 전부가 관악산으로 몰려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산을 수년간 다녀봤지만 정상에 이렇게 사람 많은 걸 처음 봤네요. 줄은 정상석에서 사진 찍으려고 선 줄입니다.
정상에는 아이스크림, 맥주, 막걸리, 생수를 팝니다. 현금을 안 가져가도 계좌이체로 결제 가능하길래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었네요. 어릴 적 문방구에서 팔던 저렴이 하드인데요, 산 정상에서 먹는 것은 뭐든지 꿀맛이죠!
헬기장도 있네요.
관악산 정상에는 암벽 끝에 축구공 같은 것이 보이는데요, 기상레이더를 보호하기 위해 돔 형태의 보호막을 씌운 것이라고 하네요. 한반도에는 관악산 기상레이더를 포함하여 10개의 기상레이더가 주변의 기상을 관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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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 모양의 관악산 기상레이더 |
기암괴석의 끝에 위태롭게 걸려있는 듯 보이는 연주암도 보입니다. 연주암은 세 평 남짓한 아주 작은 암자인데, 풍수지리학적으로 불의 기운이 강한 관악산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명당이라고 하네요. 점심 공양시간에 맞춰가면 절밥도 먹을 수 있는데 밥이 맛있기로 유명합니다. 연주암에서 연주대까지는 500m 남짓으로 10분 정도면 오를 수 있고요. 저는 관악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멘털이 나간데다 정상에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을 보고 또 한번 멘탈이 나가서 이번엔 연주암을 가보지 못했습니다만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허벅지에 후들후들한 진동을 진짜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빼박 운동부족인가 봐요. 아래 사진과 같은 느낌으로 하산~
계단을 다 내려오면 316호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앞으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서울대입구역 쪽으로 나가려면 제2공학관 정류장(300m 전방)에서 5511, 5513을 타면 됩니다. 계단 코스를 원하면 여기서 출발해서 연주대(깔닥고개) 방향으로 가면 정상인 연주대까지 1.8km, 약 두 시간 정도 소요되고요. 여기서 출발해도 중간에 학바위능선 쪽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어 연주대까지 암벽코스를 즐길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