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는 정말 탈모를 유발할까

피부의 구조와 기능

피부의 구조는 피하지방, 진피와 표피의 3층으로 구성되며, 모낭, 피지선, 땀샘, 손톱 등의 부속물이 포함된다. 이 중 진피층(Dermis)은 주로 Fibroblast로 이루어져 있고, 콜라겐을 생성해 진피에 강도와 내구성을 부여하고 표피층을 지지하며 엘라스틴을 만들어 피부를 탄력 있고 유연하게 만든다.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 같은 면역세포들이 포진해 있어 이 층에서 염증 반응이 시작되며, 모낭도 여기에 존재한다. 표피층(Epidermis)은 피부의 가장 바깥쪽 층으로,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신경말단을 가지고 있지만, 혈관이나 림프계는 없다. 표피의 두께는 50~150µm까지 다양하며 5개 layer로 구성된다. 

인간 표피의 구조

인간의 피부는 신체의 가장 큰 기관으로 전체 무게의 15%를 차지하며 면적은 약 2㎡에 달하며, 물리적인 장벽 보호, 면역 감시(immune surveillance), 자외선 차단과 몸에서 수분이 과도하게 손실되는 것을 방지하고,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인체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피부 장벽이란

그 중 가장 바깥 부분인 각질층(Stratum corneum)은 세라마이드, 자유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으로 이루어진 지질 매트릭스와 keratin으로 이루어진 10-15개 layer의 납작해진 죽은 세포(corneocyte)로 구성되어 있어 'Brick과 Mortar' 모델이라고 불리는데(Am Ins Chem Eng. 1975), 두께  10 µm에 불과한 이 얇은 층이 미생물, 자외선, 독성물질, 기계적 손상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1차 방어선의 역할을 하므로 '피부 장벽(Skin barrier)'라고 부른다


각질층의 구조 (출처: Cosmetics 2019)


피부로 화학 물질이 흡수되는 경로 

본질적으로 피부는 흡수 기관이 아니라 방어 기관이다. 최전방 방어벽인 각질층(SC)은 그 촘촘한 구조와 구성성분으로 인해 500 Da 이상으로 크기가 크거나 친수성인 분자들은 투과하기가 어렵다(Exp. Dermatol. 2000). 반대로 500Da보다 작고 지용성 물질이라면 피부 각질층으로도 흡수될 수 있다.각질층은 신체 부위마다 그 두께가 다르고, 나이와 외부 환경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어 약물의 흡수 정도는 달라지는데,  항문이나 생식기와 같이 점막으로 이루어진 곳은 각질층이 없기 때문에 더 쉽게 흡수되어 혈류로 바로 유입된다. 흔히 좌약이 그런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다. 

좌약


경피 흡수의 3가지 경로

피부로 약물이 흡수되는 경로는 ① Appendageal route (모낭과 땀샘을 통해 진피로 흡수), ② 세포 내 경로 Intracellular route (표피의 여러층의 세포막을 직접 통과), ③ 세포 간 경로 Intercellular route (세포 간 지질로 흡수)의 3가지 루트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약물의 확산(diffusion), 분배(division)가 이루어져 피부 속으로 침투되고, 표피를 통해 진피로 확산되어 모세혈관으로 흡수된 후 전신으로 전달되어 영향을 나타내는 것을 경피 약물 전달(Transdermal drug delivery: TDD) 또는 경피 흡수라고 한다. 각질세포(corneocyte)는 결정구조의 keratin으로 이루어져 있어 세포 내 확산이 어렵기 때문에 세포 간 경로가 일반적인 피부 흡수 경로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모낭을 통한 경로도 경피 흡수를 위한 중요한 경로로 여겨지고 있다.



약물이 피부로 흡수되는 경로 (출처: J pharma. invest. 2018)


경피 흡수 경로는 간이나 위장에서 대사 되지 않기 때문에 약효가 즉시 발효되고, 약물 농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위장 장애 등의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어 경구 섭취의 대안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각질층의 피부 장벽을 뚫기란 쉽지만은 않아 단지 몇몇 제품만이 상용화되어 있으며, 분자량이 작은 지용성 약물이 대부분이다(Experi. Derma. 2000). FDA가 승인한 최초의 경피 전달 약물은 1979년 멀미용 스코폴라민 패치인데, 익히 알려진 '키미테'가 바로 스코폴라민 패치이다. 

스코폴라민이 주성분인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


샴푸는 정말 탈모를 유발할까

모낭의 뿌리 부분(infundibulum)은 표피가 분화되는 시작점이라 표피 세포의 크기가 작고 구조도 치밀하지 않아 장벽으로서의 기능이 불완전하다(Pinkus et al, 1981). 게다가 모낭의 원통형 구조의 특성상 화학물질 저장하는 일종의 저장고(researvior)의 역할을 하면서 진피까지 직접 도달할 수 있는 경로이기 때문에 모낭은 경피흡수의 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Exp Dermatol, 2000). 모낭의 면적은 피부 전체 면적의 0.1%에 불과하여 경피 흡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신체 부위별로 모낭의 밀도와 크기가 크게 달라져 입과 두피 주변의 피부에서는 10%까지 그 표면적이 커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약물이 흡수되는 정도도 달라진다는 것이 밝혀졌다(J. Dermatol. Sci. 2010). 특히 두피는 약 8-10만 개 정도의 수많은 모낭이 존재하여 크기가 큰 화학물질도 쉽게 흡수될 수 있으며, 모낭에는 1개 이상의 피지선이 존재하여 신체 부위에서 피지 생산량이 가장 많아 소수성 화합물의 흡수에도 용이한 것으로 인식된다. 

모낭의 구조 (출처: ParmSciTech, 2009)


샴푸의 구성 성분

샴푸의 구성 성분은 음이온 계면활성제, 양이온 계면활성제, 비이온 계면활성제인데, 이 중 음이온 계면활성제가 거품을 내고(기포력), 세정효과가 뛰어나 샴푸의 주성분으로 사용되며, 양이온계와 비이온계는 보조적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음이온 계면활성제로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Sodium Lauryl Sulfate)는 다양한 피부 자극 반응 연구에 사용되며, 피부 장벽에 손상을 주는 자극을 부식성(corrosive)과 박리성(stripping)으로 분류할 때, 화학적으로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하며 피부 수분 손실의 증가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부식성 자극 물질이다. SLS는 씻어내는 제품에서 50%까지 사용되는데, 특히 샴푸에 많이 쓰이며 가격이 싸서 가장 많이 이용된다. 

 

샴푸의 독성

2018년 식약처 위해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SLS는 전신 노출되었을 시에 인체 위해 발생 우려가 낮다고 평가했다SLS는 유럽, 일본 및 미국에서 사용금지나 사용한도 원료로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그에 따라 사용한도를 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한국은 기준을 정할 때 대부분 그냥 외국 따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서 안전역을 산출할 때 사용된 독성 기준값은 경구투여로 실험한 결과라 경피흡수 경로로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의 위해성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고서상 피부 자극이 있었다는 레퍼런스 내용을 포함하면서도 피부에 적용하는 화장품 원료의 안전성을 전신적 측면에서의 독성으로 평가하여 결론 낸 것이 아쉽다

계면활성제에 의한 자극성 접촉 피부염의 발생은 실생활에서 고농도로 단기간 접촉하여 발생하는 것보다 저농도로 장기간 반복 노출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별로 머리 감는 습관의 차이(머리를 감을 때 한 번에 두 번씩 빡빡 감는다거나 제대로 헹구지 않는다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감는다거나 사용하는 샴푸 양이 많다면(흡수율은 농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에 따라 그 영향이 촉진될 수도 있다. SLS는 피부에 잔존하는 0.1%의 소량이라도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반복적인 노출은 두피와 피부의 면역체계를 파괴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샴푸로 인해 두피 기능이 저하되어 충분히 탈모가 유발될 수 있다고 본다. 탈모의 원인은 여러 가지라 어느 한 놈이 범인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원래 남성형 질환이던 것이 최근 여자에게도 많이 생기는 것은 계면활성제도 한 몫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자의 피부는 남자의 피부보다 얇아서 더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화장품 사용량이 남자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기 있기 때문이다. 

샴푸에 많이 사용되는 설페이트 계열의 음이온 계면활성제 중 소듐(암모늄)라우레스셀퍼이트(SLES: Sodium(Ammonium) laureth sulfate), 암모늄 라우릴 설페이트(ALS: Ammomium lauryl sulfate)도 SLS와 마찬가지로 유럽, 미국, 일본, 국내에서 사용금지 또는 사용한도 원료가 아니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음이온성 계면활성제로 피부 침투력이 높아 자극을 유발할 수 있고, 다른 물질의 피부 투과도 증가시키는 촉매 역할도 한다. 탈모 치료제인 미녹시딜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 계면활성제와 혼합하여 거품 제형으로 만든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미녹시딜 거품형 제품


면활성제는 피부 자극성뿐만 아니라 체내로 흡수될 때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이다. 환경호르몬은 전통적인 독성물질과 달리 체내 호르몬들과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농도 의존적으로 독성이 증가하지 않아 그 안전성을 평가하고 사용한도를 정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소한 전통적인 독성의 개념에서 정해진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허용기준이 환경호르몬 측면에서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현대사회를 살면서 수많은 환경호르몬과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준을 정한다고 한들 완전히 피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인지한다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