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란
염소(Chlorine; Cl)는 반응성이 크기 때문에 자연계에서는 보통 염과 결합한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소금(염화나트륨; NaCl)이 대표적이다. 염소는 실온에서 황록색의 기체로 Chlorine은 황록색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chloros에서 유래한 것이다. 1630년 경 Helmont는 염소가 기체라는 것을 발견했고, 1774년 Scheele에 의해 염소의 합성과 특성화가 이루어졌는데, 그는 처음에는 염산(당시 muriatic acid)에서 얻은 산화물을 합성했다고 생각하여 depholgisticated muriatic acid air(탈염된 무리아산 기체; 당시에는 기체를 air라고 함)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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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소금 호수인 볼리비아의 살라르 데 우유니. 소금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대표적인 염소 화합물이다. |
1785년, 프랑스의 화학자 Berthollet은 잔디밭에 널어놓은 면이나 린넨이 하얗게 되는 것은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인공적으로 재현하고 싶었다. 그는 염소 가스를 탄산나트륨(Na2CO3) 수용액에 통과시켜 만든 액체가 표백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는데, 이것이 연한 농도의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iorite; NaOCl) 수용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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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잔디밭에 면화 및 린넨 제품을 널어 놓는 방법으로 표백했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
그러나 이 액체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이 소량만 들어있어 표백작용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았고, 1787년 파리의 Javel Company는 Berthollet의 실험을 바탕으로 탄산나트륨 대신 칼륨을 사용하여 더 강력한 염소계 표백제인 차아염소산칼륨 수용액을 생산하게 된다. 이 제품은 생산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리큐어 드 자벨(liqueur de Javel)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차후에는 오 드 자벨(Eau de Javel; Javel water라는 뜻)로 더 잘 알려졌다. 이것이 최초의 상업용 표백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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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표백제인 Eau de Javel |
1820년, Labarraque는 차아염소산염의 살균 및 탈취 작용을 발견한다. Javel water의 칼륨 대신 값싼 탄산나트륨을 사용하여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을 만들고 오 드 라바르크(Eau de Labarraque)라고 부르며 소독에 사용했다. 라바르크 수용액은 이 후 19세기 내내 병원, 가정, 화장실, 하수구, 시장, 도축장, 시체 안치소, 가축 사육장 등에서 표백, 살균, 탈취의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고 현재까지도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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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용으로 사용되었던 라바르크 수용액 |
1913년 미국의 Electro-Alkaline Company는 전해 공정을 이용하여 바닷물의 염소를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만든 액체 표백제를 출시한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무수 고체가 매우 불안정하여 폭팔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수용액으로만 판매되는데 처음엔 21% 농도의 수용액 제품이었다. 이 후 가정에서 표백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가정용으로 5.25%의 농도가 낮은 제품이 만들어지고 저렴한 가격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다. 이 제품이 바로 크로락스(Clorox®)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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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락스는 처음에는 호박색 유리 병에 담겨 판매되었는데 1960년대 초까지도 이 용기가 사용되었다. |
1975년 유한양행은 클로락스와 합작투자하여 유한크로락스를 만들고 크로락스는 한국에서 유한락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이후 오랜 세월 사랑받으면서 부르기 쉽게 제품명에서 두글자 따온 락스는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을 일컫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참고로 한국에서만 락스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