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2세대? 3세대? 항히스타민제의 원리, 종류, 부작용

항히스타민제의 원리

항히스타민제(histamine antagonist, anti-histamine)란 일반적으로 두드러기, 발적, 소양감 등의 알레르기성 반응에 관여하는 히스타민(histamine)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히스타민이 히스타민 수용체(histamine receptor)에 붙는 것을 억제함하여 히스타민의 작용을 저해하거나, 히스티딘(histidine)을 히스타민으로 변환시키는 촉매 효소인 히스티딘 탈카복실화효소(histidine decarboxylase, HDC)의 활성을 저해하여 히스타민의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HDC에 의해 Histidine의 Carboxyl group이 제거되면 Histamine이 됩니다 (출처=Front. Immunol. 2018)

여기서 말하는 히스타민(histamine)은 인체의 기본 구성성분으로 세포증식, 분화와 혈구 생성, 염증 반응, 조직 재생과 신경전달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입니다(Middleton's allergy 2009). 히스타민은 외부 자극(상처 또는 allergen)으로부터 손상된 조직을 보수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고 부종, 발열, 발진, 콧물 등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죠. 그러나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따라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과 함께 만성 질환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알레르기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항히스타민제로 모든 알레르기 질환을 개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히스타민이 대부분의 알레르기 질환의 염증 반응과 관련이 있기도 하고, 특히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두드러기(urticaria), 피부 소양증과 같이 히스타민이 주요 요인이 되는 질환이라면 히스타민을 억제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에 항히스타민제를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항히스타민제의 종류

히스타민은 체내에서 H1, H2, H3, H4의 4가지 히스타민 수용체를 통해 작용을 나타내는데, H1 이외에 H2, H3, H4의 히스타민 수용체가 발견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전통적으로 임상진료에서 사용되던 것은 H1-항히스타민제이고,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제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이후 1950년대에 이르러 항알레르기 특성이 밝혀지면서부터이죠.

히스타민은 히스타민 수용체의 종류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는데, 혈관 확장과 혈관의 투과성 증가는 H1, H2 수용체를 통해 나타나고, 피부 신경의 자극에 의한 소양증 및 기관지 평활근의 수축은 H1 수용체, 위산 증가는 H2 수용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조절은 H3 수용체, 염증반응 및 골수 모세포 등의 분화에는 H4 수용체가 관여합니다.

히스타민 수용체별 특징 (출처=J Allergy Clin Immunol 2011)

현재 H1, H2 수용체 억제제만 사용이 허가되어 있기도 하고, 일반적인 알레르기 증상은 H1 수용체를 통해 일어나기 때문에 보통 항히스타민제라고 하면 H1-항히스타민제(H1-Receptor Antagonist)를 뜻하는 것입니다. 

H1 항히스타민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40종 이상의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고 있고, 1940년대 이후에 도입된 1세대와 1980년대에 새로 개발된 2세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3세대가 개발되어 함께 사용되고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

H1 항히스타민제는 화학구조와 기능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화학구조(Chemical class)에 따라 6군으로 구분되며, 기능에 따라서 혈액 뇌 장벽(blood brain barrier)의 투과 여부에 따라 1세대와 2세대로 분류됩니다(J Allergy Clin Immunol 2011).

H1항히스타제의 분류와 국내 사용중인 항히스타민제(노란색 표시) (출처=J Allergy Clin Immunol 2011)


1세대는 효과가 빠르고 가격이 저렴하며 주사제로 사용 가능한 종류가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질 친화성(lipophillicity), 작은 분자량, 양성 전하를 띠고 있는 특성으로 인해 중추신경계로의 유입이 쉽게 이루어집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히스타민은 낮에는 중추신경계에서 각성 작용을 하고 야간에는 상대적으로 감소하여 각성을 감소시키지만,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 후 (뇌 속에도)히스타민 수치가 낮아지면 졸림, 피로감, 두통, 기억력 저하 등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증상은 보통 야간에 심해지기 때문에 자기 전에 먹도록 하는 경우가 있으나,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REM 수면 시작까지의 잠재기를 증가시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반감기가 매우 길어 다음날에도 중추신경계 반응이 지속되기 때문에 투여 시 주의해야 합니다. 항히스타민제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은 여성, 연장자, 작은 체구, 간과 신장기능의 저하, 중추신경계 이상이 있는 경우엔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항히스타민제는 과다 복용 시 특별한 해독제가 없습니다. 

1세대의 경우 심독성 작용(심실 부정맥) 또는 항콜린 작용으로 인한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Allergy 2010), 소아나 민감한 사람의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생리적 pH (약 pH 7.4)에서 쌍극성 이온이 되어 극성이 강해지므로 혈액 뇌 장벽을 통과할 수 없어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적어졌습니다. 그래서 초기 반응이 미미할 시 권장 복용량의 4배 까지 증량할 수 있지만 5배 이상 투여한 경우엔 어지러움, 설사, 피로, 두통, 가려움증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 역시 과남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적어 요즘은 보통 알레르기 비염, 두드러기 등의 알레르기 질환에서는 일차적으로 2세대 항히스타민이 추천됩니다. 대표적으로 지르텍이라는 상품명으로 익숙한 Cetirizine이 있죠. 일반의약품으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어 편합니다. 지르텍은 제네릭 의약품으로 풀려 카피약들이 저렴하게 나와있으니 약국 가서 지르텍 카피약 저렴한 걸로 달라고 하세요. 가격은 절반도 안되게 저렴하지만 먹어보니 효과는 똑같습니다.

지르텍과 카피약들

최근에는 씨잘(levocetirizine)과 같은 3세대 항히스타민제도 사용되고 있는데 2세대 약물의 대사물이기 때문에 2.5세대 항히스타민제라고도 부릅니다.  2세대보다 더욱 뇌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개량되어 아무 때나 복용해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하나 효과도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1세대 약물처럼 전문의약품이기에 구입하려면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씨잘 정 (출처=보건타임즈)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대한 inverse agonist로 개인별 히스타민 양에 따라 적정 용량에 차이가 있고, 개인에 따라 항히스타민제의 효과나 부작용 정도에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경미한 알레르기 증상으로 인해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한다면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지르텍을 추천하지만 1세대든 2세대든 3세대든 먹어보고 자기 몸에 잘 맞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규칙적으로 장기 복용하여도 내성 또는 급성 내성(tachyphylaxis)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J Allergy Clin Immunol 2011; N Engl J Med 2004; Middleton's allergy 2009). 그러나 장기간 사용 시의 또 다른 부작용에 대해 연구된 바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어떤 경우에도 약물을 복용할 때는 오남용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겠지요. 너무 당연한 얘기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