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수술 2년 차 후기
2년 전 이맘 때 즈음에 3도 복합 치핵을 절제하는 치질(Hemorrhoid) 수술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치질인 줄도 몰랐어요. 그냥 항문이 미칠 듯이 가려워서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회충 감염인가 싶어 구충제를 복용했는데도 효과가 전혀 없어 병원에 갔더니 치질이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3도 복합 치핵이라고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때 즈음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몸무게에 집착한 나머지 한 덩이의 똥이라도 빼내서 체중 몇 그램을 줄이고자 화장실에서 애도 낳을만한 힘을 줬던 적이 한번 있었거든요. 그래서 급성으로 치질이 발병했던 것 같습니다. 치핵 조직의 변성은 변비 자체보다는 과도하게 힘을 주는 행동(압력 상승)이 원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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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치핵은 원래 정상적인 쿠션 조직으로 항문의 압력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은 치핵을 가지고 있고 병원에 가서 진단해 보면 치핵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치질 초기라고 진단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항문소양증의 고통이 극심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항문소양증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고 꼭 치질 때문이 아닐 수도 있어요. 의사도 충분히 오진할 수 있고요.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의사면 더 그렇죠. 스마트폰이 고장 나면 새로 사는 것처럼 항문도 고장나서 새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항문은 한번 칼을 대면 태곳적 동구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겠죠.
저는 몇 년 전에 강남의 산부인과에 질염으로 항생제(전문의약품이라) 타러 갔다가 질경으로 조직 검사와 초음파 검사에 수지검사까지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자궁 근종 판정을 받아버렸는데요, 그렇게 불편함도 딱히 없었고 근종의 크기도 작았는데 하이푸(HIFU, 고강도초음파집속술) 시술을 권유받았습니다. 자궁 근종이 암은 아니지만 당시에 저한테는 꽤 큰 충격이었기에 당장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고요. 비급여인 데다 실비가 없어 큰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에 나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수술 한번 더해서 긁어서 떼어내자고 했어요. 그 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상처는 자연스럽게 회복되어 사라졌거든요.
일반인은 의사가 말하는 거는 다 믿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지만 돈벌이에 급급한 의사는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수술할게요! 하면 돈을 버니까 말릴 의사는 거의 없습니다. 의사들이 부자인 것은 그들의 부를 위해 착취당하는 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꼭 여러 군데 병원에서 여러 분의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받아보고 수술을 한다면 불편한 증상이 정말로 없어지는지 최대한 자세하게 물어보세요. 그 대답 몇 마디 들으려고 진료비 내는 거예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친절하게 다 알려주는 의사 선생님도 별로 없기 때문에 따로 공부도 하는 것이 좋아요. 꼭 수술을 해야 한다면 경험 많고 잘하는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개인적으로 젊은 의사보다는 연세가 좀 있는 의사분이 관록이 있으셔서 오진할 확률도 낮고 수술도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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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링 해보면 치질 수술 고통 그렇게 크지 않다고 써 놓은 글이 꽤 많이 눈에 띄어요. 저는 그게 대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술은 마취하고 하니까 고통이 없다는 말도 거짓말은 아니긴 하네요. 그렇지만 치질 수술이 고통스러운 건 절개한 상처 부위로 똥을 계속 싸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술 자체가 아니라 수술 후의 고통이 매우 극심한 수술인 거죠. 딸이 치질 수술 후 똥 싸면서 너무 아파하니까 엄살 피운다고 뭐라고 했던 아버지가 7년 후에 본인이 치질 수술을 받고 똥 싸다가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치질 수술 후기가 떠오릅니다. 아마도 치질 수술 고통이 크지 않다는 글을 쓴 사람은 치질 수술을 해보지 않은 사람일 겁니다. 잘 살펴보면 병원 홈페이지 같은 데 올라온 글이거나 의사가 쓴 글일 수도 있고요. 수술해야 돈을 버니까요. 아, 물론 상처의 정도와 크기, 똥의 경도와 사이즈가 다 다르니 사람에 따라 고통의 편차는 존재합니다. 다만 치질 수술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아플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복불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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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수술 후 거즈 언제까지
그 모진 고통의 시간을 지나 2년이나 흘렀다니 시간이 참 빠르군요. 사실 1년 차에 치질 수술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저의 경우에는 치질 수술하고 3개월 정도 경과된 시점부터 1년까지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 2년 차가 되기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요. 치질 수술 후 2년까지 변 볼 때마다 빡빡하게 힘들게 나오고 찢어져 출혈로 인해 빨간 줄이 그어진 혈변을 보는 일이 자주 있었고요, 변 본 직후에는 당연히 거즈를 붙여야 하고 평소에도 변이 조금씩 스멀스멀 새어서(노인성 변실금처럼 덩어리가 새지는 않지만 액상변이 샙니다) 하루에 아침과 저녁 두 번씩 항문을 씻고 항상 거즈를 붙여놔야 했습니다. 그리고 똥이 급하게 마렵고 참는 게 잘 안됩니다. 아, 똥마려 느끼면 미사일이 막 그냥 나올 것 같아서 급히 화장실을 가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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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즈 언제까지 |
제가 수술 상담을 할 때 변실금에 대해서 물어보긴 했는데 치핵 수술은 괄약근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변실금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지만 항문압력은 괄약근 혼자 담당하는 게 아니거든요. 잘라낸 치핵 조직이 많다면 변이 샐 수 있습니다. 또한 항문 직경도 좁아질 수 있어요. 살을 많이 잘라냈는데 당연합니다. 저는 항문 협착 소견은 없었지만 수술 전보다 항문 직경이 좁아진 것 같다고 느낍니다. 똥이 딱히 더 굵어지지는 않았는데 치질 수술 후에는 변을 볼 때마다 고통이 있네요. 피가 터지든 안 터지든 똑같습니다. 제가 치질 수술 전에는 몸 조이는 게 싫어서 집에서는 노브라와 노팬티의 자연인이었는데요, 치질 수술 이후로는 변실금으로 팬티는 항상 착용하고 있습니다.
새해가 되어 이제 3년 차가 시작되었는데요, 얼마 전부터는 똥 눌 때 빡빡해서 불편감은 있지만 피는 안 나더라고요. 그렇지만 여전히 거즈와 함께입니다. 저는 면 생리대와 생리컵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리대값은 쓸 일이 없는데 거즈값이 생리대값만큼 나가고 있습니다. 항문 소양증은 없어졌지만 변실금이라는 지병을 얻었네요. 언제 어디서나 거즈를 휴대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유튜브에서 세계여행하시는 분, 캠핑하시는 분들 보면 다 몸이 건강하니까 저게 가능하구나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치질 수술 후 질염이 잦아진 것도 변실금 때문인 듯 싶어요. 변이 새면 육안으로도 보이고 냄새도 나기 때문에 결혼하신 분이라면 아마도 부부생활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네요.
아, 그리고 피부꼬리(Skin tag)도 결국 생기긴 했습니다. 운동, 장시간 앉아있거나 꽉 끼는 옷, 잦은 설사(대변이 산성을 띱니다), 변비, 그리고 치질 수술 후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흉터에 따라 피부꼬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부꼬리도 복불복이예요. 저는 피부꼬리가 생긴 정도가 심하지 않고 불편 증상도 없어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만 사람에 따라 가려움증과 같은 자극을 유발하거나 청결장애 또는 심미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피부꼬리도 치핵 조직과 같이 이미 변성된 피부조직이라 자연치유는 어렵고요. 그렇지만 레이저 시술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고 치질 수술처럼 극악한 고통은 없다고 하니 만약에 피부꼬리가 생겼어도 너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네요.
치질 수술 후회
이미 칼을 댔고 시간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치질수술을 후회한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렇지만 그때 병원을 몇 군데 더 가볼 걸, 부작용에 대해 공부를 더 해볼 걸, 어떤 방법으로 수술하는지 좀 더 자세하게 물어볼 걸 하는 생각은 가끔 합니다. 부작용이 있더라도 알고 한 것과 모르고 한 건 다르니까요. 치질 수술은 불편함이 심하지 않다면 하지 않는 게 제일 좋기는 합니다. 요즘은 구글링 하면 일반인도 전문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잖아요. 수술을 꼭 해야 한다면 후회가 남지 않도록 공부 많이 해서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 )